[Part 1] AI 비서 한 명 얻기 - 3. 잘 시키는 법: "잘해줘" vs "이렇게 해줘"
AI에게 일을 시켜봤는데 결과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경험, 있으신가요? "왜 이렇게 했지?" 싶어서 다시 시켜봤는데 또 엉뚱한 결과가 나오고... 그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AI가 아직 멀었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건 AI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지시 방식이 문제였을 확률이 압도적으로 크거든요.
AI와의 대화는 신입사원에게 업무를 넘기는 것과 정확히 같습니다. 능력은 충분하지만 맥락을 전혀 모르는 신입에게 "보고서 써줘"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본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지만, 당신이 원하는 결과와는 거리가 멀 겁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시키는 법을 알면, AI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움직입니다.
나쁜 지시 vs 좋은 지시: 차이가 뭘까?
아래 예시를 보면 한눈에 차이가 느껴질 겁니다. 신입사원에게 이렇게 지시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상상해보세요.
| 신입에게 이렇게 하면 망함 | 신입에게 이렇게 하면 잘됨 |
|---|---|
| "보고서 써줘" | "지난달 매출 데이터로 월간 보고서 써줘. 요약은 3줄, 차트 2개, A4 2장 이내로" |
| "이거 좀 고쳐줘" | "3페이지 두 번째 문단이 어색해. 더 간결하게 바꾸되, 핵심 수치는 유지해" |
| "이쁘게 만들어줘" |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줘. 색상은 우리 브랜드 컬러 #3B82F6을 써" |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좋은 지시에는 항상 범위, 형식, 기준, 맥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잘해줘"는 기준이 없는 말입니다. AI는 '잘'의 기준을 알 수 없으니, 평균적인 결과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지시의 4가지 구성 요소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아래 4가지를 떠올려보세요. 이것만 갖춰도 AI의 결과물 품질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 목적 (What) —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예) "월간 매출 보고서를 작성해줘"
- 형식 (Format) — 어떤 형태로 나와야 하는가? 예) "A4 2장, 요약 3줄, 차트 2개"
- 맥락 (Context) — 어떤 상황인가? 예) "지난달 데이터 기준, 팀장 보고용"
- 기준 (Criteria) — 어떻게 되면 성공인가? 예) "마진율 30% 이상, 오탈자 없음"
네 가지를 모두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두세 가지만 포함해도 충분합니다. 단, 기준(Criteria)만큼은 꼭 포함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유는 바로 다음에 설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 검증 기준을 미리 알려줘라
이것이 이번 모듈의 핵심입니다. AI에게 "완성 후 스스로 체크할 기준"을 함께 주면, AI는 결과물을 스스로 검증하고 수정합니다. 마치 자기 점검 능력을 갖춘 직원처럼요.
나쁜 예
"제안서 만들어줘"라고만 하면, AI는 '제안서'라는 단어만 보고 일반적인 형태의 제안서를 만들어냅니다. 당신이 원하는 제안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죠. 결국 수정 요청을 반복하게 되고, 시간은 시간대로 씁니다.
좋은 예
"제안서를 만들어줘. 완성되면 다음을 체크해:
- 페이지가 10장 이내인지
- 경쟁사 비교 표가 포함되었는지
- 가격 제안이 우리 마진율 30% 이상인지
- 오탈자가 없는지
체크리스트를 통과 못 하면 수정해."
이렇게 하면 AI는 제안서를 만든 뒤, 스스로 4가지 항목을 점검하고 미달된 부분을 수정해서 돌려줍니다. 당신이 일일이 피드백을 줄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첫 번째 결과물의 완성도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Claude나 ChatGPT에게 위의 방식으로 직접 지시를 내려보세요. AI가 결과물을 만든 뒤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경험하면, 이 방식의 위력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전 적용: 오늘 당장 써먹는 프롬프트 공식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래 공식 하나만 외워두면 됩니다.
기본 프롬프트 공식
[무엇을] 해줘. [어떤 형식으로]. 완성 후 [이 기준들]을 체크하고, 통과 못 하면 수정해.
예시
"우리 신제품 런칭 이메일을 써줘. 제목 포함 200자 이내로. 완성 후 ① 제품명이 정확한지 ② CTA 버튼 문구가 있는지 ③ 친근한 톤인지 체크하고, 통과 못 하면 수정해."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이 방식에 익숙해지면 AI와의 협업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 수정 요청을 주고받는 횟수가 줄어들고, 첫 번째 결과물의 완성도가 훨씬 높아지거든요. 결국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도구의 차이가 아니라, 지시하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정리: 이것만 기억하세요
- "잘해줘"는 기준이 없는 말입니다. AI는 '잘'의 기준을 모릅니다.
- 좋은 지시에는 목적, 형식, 맥락, 기준이 담겨 있습니다.
- 검증 기준을 미리 주면 AI가 스스로 점검하고 수정합니다.
- 신입사원에게 설명하듯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AI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법을 다룹니다. "너는 지금부터 10년 경력의 마케터야"라고 말하면 AI의 답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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